[조규현 규현] 츤데레 학원 강사의 에피소드

 Wr. 꽃잎닝






그래서 제가 18살 봄방학 때? 그때 영어학원에 등록해서 다녔어.


혼자 영어공부하다가 잘 안되서 학원 등록했는데 학원 원장님하고 상담하다가 우연히 강의실 창문으로 얼핏 봤는데 어머나. 그 강의실에서 우수한 강사가 강의하고 있는 것.그래서 그때부터 바로 그 강사의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근데 되게 무뚝뚝하게 학생들을 대한다.뭐랄까, 너는 학생이니까 수업만 받으라고 할까?

그렇다고 얼굴에 보치자가 적혀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둥근 얼굴형에 또렷한 얼굴 생김새여서 누가 봐도 인상 좋고 인기 있는 얼굴인데 그냥 내가 먼저 선을 긋는 것 같다.



그리고 학생들이 과자나 선물을 내놓아도 이건 너희들이 먹을게 라고 딱 잘라 말한다물론 학생들은 이런 선생님의 모습을 더 좋아하지만 ㅋ



나도 신비주의적인 그 남자선생님에게 호감이 간다.나와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것 같고 그저 친한 오빠 동생으로 지내고 싶다는 그런 큰 꿈을 가졌다.



그래서 그 꿈을 안고 다가갔다.




"저기, 선생님!"




아 그 선생님은 자기 이름도 안 알려주고 아무도 그 선생님 이름을 몰라서 다 선생님이라고 불러 나도 누구누구 포함이야

"왜 그래요 학생?"




아, 그리고 선생님, 이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 이름은 다 몰라.본심 그러니까 학생들을 그냥 학생이라고 부르는 거




"아 그건... 점심 먹었어요?""




나는 친구들과 달리 주말반이라 혼자 점심 먹기가 일쑤였고 그 선생님도 혼자 먹는 것 같아서 같이 점심 먹으려고 다가왔어.



근데 웃긴 건 돌아온 선생님의 대답.

전 점심 안 먹어요."




아니 뭔가...저번에 점심 혼자 먹는 거 내가 다 봤는데! 정말 철벽이다 이 무슨 철벽이야.그럼 다른 방식으로 가보자.




'아니 그게 아니라 밥 사주세요!'




느닷없이 이름도 모르는 학생이 자기한테 밥 사달라고 고함을 질러 깜짝 놀랐을 것이다.



처음 보는 커다랗게 뜬 눈과 당황하여 멍한 입술.늘 무뚝뚝하고 표정 변화가 없는 그 얼굴에 또 다른 표정이 나오니까 좀 신기했다(?)

"밥... 사달라고요?"


네! 사주세요!"



원래 이런 일에는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성격이라, 계속 싱글벙글 웃는 내가 어이없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그러고 보니 평소 수업 이외의 대화는 하지 않았는데.




"...다른 친구들과 점심 드세요." 2시에 수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역시 호박... 크... 신비주의 결국 그날은 그냥 혼자 점심 먹어.





그리고 이번 주말이었다.이번 주도 나는 꼭 한마디, 라는 다짐과 함께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러 간 텅 빈 학원 안에서 그 남자가 사무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20분 정도 기다렸나? 너무 지루하고 배고파서 포기할까 발끝으로 바닥을 걷어찼지만 강의실 유리문에 비치는 낯익은 잘생긴 얼굴.




"아, 선생님!"




어떤 학생이 다시 헐떡이며 강의실 밖으로 나와 자기를 찾으니 또 그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왜 불러요 학생?"



같이 점심 먹어주시면 안 돼요? 아니면 밥 사주세요!"




또그질문인가하고어이없다는듯미소를지으며제얼굴을똑바로바라보면서같이먹을친구없을까요? 하고 일정한 톤으로 물었다. 그래서 제가, 네! 없습니다. 라고 말하고 밝게 웃으면, 나를 이상한 듯이 빤히 몇초간 보고 있었다.



하긴, 같이 먹을 친구가 없다고 강사에게 같이 식사하러 가자고 말하는 학생은 없어.



결국 오늘도 실패하는 줄 알고 아, 알겠습니다. 혼자 먹어요. 쑥스럽게 머리를 긁적이며 인사하고 학원에 가서 혼자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오후 1시 45분, 수업 15분전에 조금 일찍 돌아왔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



뭐지 컵라면 냄새? '라면 냄새?' 그래서 그 선생님이 점심 먹는 것 같아서 흥, 점심 안 먹는다고 했는데 생각하다가 혼자 코방귀를 뀌고 평상시처럼 쉬는 시간에 핸드폰을 보기 위해 휴게실에 들어갔는데



휴게실가운데테이블위에컵라면하나와주먹밥하나,그리고메모지하나가있는것.




뭐지? 하고 테이블에 붙은 쪽지를 열고 내용을 봤는데






[기다렸는데 안 왔으니 여기에 두고 갈게요.몰래 빨리 먹어요.]






내 머릿속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어 메모지 내용을 다 읽자마자 자동반사적으로 사무실 유리문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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